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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재능 꼴찌,노력 1등' 최운정을 아시나요
김현균 / 작성일 2009-02-23 13:44 / 조회수 2,593


입력 : 2009-02-23 11:15:09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최운정(19.BR스포츠)은 미여자프로골프투어(LPGA) 최연소 선수다. 그것 이외엔 이렇다 할 경력이나 이력이 없다.

굳이 이야기 거리를 만들자면 지난 해 '2008 LPGA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21위로 아깝게 풀시드 출전 티켓을 놓쳤지만 LPGA 사무국이 추가 시드를 배정, 플레이오프를 거쳐 가장 먼저 풀 시드를 얻어냈다는 것 정도다.

LPGA 데뷔전도 허무하게 끝이났다. 하와이에서 열린 SBS오픈에서 12오버파 156타 공동118위로 컷 오프됐다.

골프팬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재능은 평범했는지 몰라도 보다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노력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 사진=BR스포츠


▲재능 꼴등, 그러나 노력 1등
최운정은 스스로 "골프에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골프채를 쥐고 처음 대회에 나가본 것은 골프 시작 후 반년이 지난 초등학교 5학년 9월. 최운정은 70여명 중 뒤에서 2등을 했다. 운동 시작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낸 '천재형 선수'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2007년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그의 가장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은 '국가대표 상비군'이었다. 학교로 치면 전교 회장이나 반장이 될 정도는 아니고 학습 부장이나 미화 부장 정도 하는 학생이었던 셈이다.

최운정은 "한다고 해봤지만 정말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미국행을 택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경찰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최지연)는 최운정에게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했다. 최운정이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은 110야드 짜리 인도어 연습장이 고작이었다.

아버지는 과감한 지원을 택했다. 직장을 정리하고 그 퇴직금을 들고 최운정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집을 나서면 바로 필드에 나가 공을 칠 수 있는 기회는 최운정에게 날개를 달아 주었다.

최운정은 "아침에 5시40분에 일어나서 1시간 정도 밥 먹는 시간 빼고는 11시까지는 계속 운동을 해요. 땀 흘리지 않는 시간은 영어공부 정도죠. 솔직히 골프 말고 다른거 하는게 더 힘들어요. 운동은 밤새 하라해도 할 수 있는데 쇼핑이나 인터넷은 한시간만 해도 힘들더라구요. 퓨쳐스 투어때도 LPGA서도 목표는 하나에요. 가장 훈련을 많이 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우리 나이로 갓 스무살. 꽃띠 처녀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자유롭고 예쁘게 사는 친구들'이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맘껏 훈련하는 동료들'이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산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문득 궁금한 것이 한가지 생겼다. '노력은 누구나 하는 것 아닐까. 남들보다 더 많이 한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을까.'

최운정은 기자의 질문에 예쁘게 찢어진 눈을 한번 꿈뻑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제가 남들보다 얼마나 더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값지게 한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놀고도 싶은 나이지만 지금은 골프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더니 조용히 말을 조금 더 보탰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예전에 어떻게 했던 건 다 지난 날일뿐이니까요.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면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닐까요. 누구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것 보다 내가 오늘을 충실히 보냈으면 그걸로 된거에요."

소설가 황석영은 그의 최신작 '개밥바라기별'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오늘은 사는 것이다."

그는 "어제가 괴로웠어도, 또 내일이 불투명하더라도 그저 오늘 하루를 살아내다보면 그만큼 또 앞으로 나아가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운정의 인생 목표와 그 궤를 같이하는 말이다.

둘은 지금껏 일면식도 없다. 최운정이 그의 책을 보고 좌우명으로 삼은 것도 아니다. 최운정은 "그냥 어려서부터 아빠랑 이야기하며 스스로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문득 "세상에 진실보다 아름다운 시는 없다. 진실하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던 만화가 허영만의 말이 떠올랐다.

▲ 사진=BR스포츠


▲세상의 벽과 맞닥뜨릴 때
운동 선수들에게 가장 힘겨운 순간은 노력의 대가가 좀처럼 그 끝을 보여주지 않을 때 찾아 온다. 분명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도 목표점은 늘 한 발 떨어져 있을 때의 좌절감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시련이다.

최운정의 표현대로 '재능이 부족한 선수'에겐 더욱 가혹하다. 천재적 재능이라도 있으면 한번 꽃이라도 화려하게 피워보겠지만 그마저도 한정된 몇몇에게만 허락되는 특권일 뿐이다.

최운정에게 물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벽에 부딪히면 어떻게 이겨낼 건가요." 그는 잠시 주저했지만 이내 특유의 자신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전 스스로 단점을 잘 찾는다고 생각해요. 지난 대회서 부진했지만 운이 나빴다거나 핑계를 댈 생각은 없어요. 지금 그게 내 실력인거죠. 그럼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처음엔 그런 마음도 있었어요. 쟤는 저렇게 쉬엄 쉬엄해도 잘 치는데 나는 뭘까 싶기도 했죠. 하지만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는 못 이긴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해도 안되면? 더 열심히 할거에요."

그는 골프 선수로서의 목표도 '최운정'스러웠다.

"가장 큰 목표라면 물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거겠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게 있어요. 나중에 내 후배들이 "저 언니는 정말 열심히 해서 저 자리에 서 있는 거야"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박수빈_코치2009-02-23 19:39 크아아.... 정말 정말 정말 훌륭한 선수네요.

      1등보다 값진 마음가짐. 정신상태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결국 좋은일, 행복한일이 생길거라 확신합니다.

      ..

      열심히 해도 안되면? 더 열심히 할거에요."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자유롭고 예쁘게 사는 친구들'이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맘껏 훈련하는 동료들~~!!!

      ..

      ..

      ..

      배울점이 많습니다/

      아버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 김 해나지예보영2009-02-26 22:32 열심히 해도 안되면...더 열심히 할거에요...

      이글 정말 머리에서 떠나가질 안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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